아기 거미의 생일 초대
책이 얼마나 재미있으면 읽고 또 읽다 못해 저보고 읽어보라고 자꾸 권할 정도예요. 안읽는 엄마를 위해 자기가 내용소개도 해주고... 아이의 눈과 마음 속에 흥미를 준 책이니 좋은 책임은 틀림없나봐요 ㅎㅎ
책앞표지를 넘겨 속표지를 보는 순간, 저는 받자마자 아이가 연필로 거미랑 벌들을 그려넣은 줄 알았어요. 정말 7살 우리 딸이 그리는 정도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 웃음도 나고, 이런 그림이라 아이의 눈에 자꾸 들어오는 친근한 책이 되었나보다 생각이 들더군요. 종이를 찢어 붙인 것도, 물감을 칠한수준도,등장하는 곤충친구들이나 거미 봄이의 표정을 그려넣은 수준도 정말 어린이의 눈높이에 딱 맞게 그려져 있어요. 표정들이 얼마나 귀엽고 깜찍한지... 거기다 봄이가 생일에 초대한 친구들이나 다른 벌레들이여기저기 거미줄에 걸려있거나 거미줄에 묶여 슬퍼하는 표정도 아이들이 읽으면서 그림에 눈이 가도록 하고있어요. 그림만 몇 번씩 봐도 웃음이 절로 나는 책이에요.
우리 아이는 거미 봄이가 초대한 나비나 벌, 베짱이가 생일잔치에 오지 못해 많이 속상해했어요. 봄이 엄마가 집 온사방에 거미줄을 쳐서 그렇다면서 엄마 탓을 하더군요. 어떻게 하면 봄이 생일에도 다른 곤충친구들이 올 수 있을지 책을 다 읽고도 한참을 아이와 얘기했어요. 거미줄에 아침이슬이 반짝이니깐 그것보고 조심해서 친구들이 오면 된다고도 하고... 거미줄에 미끄러운 걸 발라 친구들이 달라붙지 않게 하면 된다고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기다리는 생일에 대한 거라 -7살난 딸은아주 심각하게 해결방법이 없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더군요. 거미친구들만 오는 건 우리 딸도 재미없어 보이나봐요.
봄이엄마가 말한 "거미줄은 우리에게는 날개와 같은 거란다. 거미줄을 치는 건 아무도 할 수 없는 아주 멋진 기술이지." 라는 글은 우리 아이에겐 심각하게 생각할 주제는 아니었어요. 날개있는 친구들이 부럽고 좋아보여 초대하고 싶었지만, 거미에겐 친구들과는 다르지만 멋진 모습과 멋진 기술이 있다는 걸 봄이는 깨달았겠지만, 우리 아이는 그것보다 모두 모인 생일잔치를 꿈꾸고 있나봐요. 아이니깐요...
재미있는 주제와 재미있는 표정이 많은 그림이 담긴 좋은 책 감사드려요.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아기 거미 봄이는 생일 잔치를 앞두고 곤충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려고 하지만 친구들은 모두 봄이의 초대를 거절합니다. 봄이의 집은 거미줄이기 때문에 다른 곤충들이 갔다가는 죽고 말지요. 봄이는 못생긴 거미들만 있는 생일잔치가 불만입니다.
누구나 예쁜 것을 좋아합니다. 아기 거미인 봄이가 나비와 벌, 베짱이 친구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날개나 아름다운 목소리 때문입니다. 정작 거미인 자기 자신에게는 만족하지 못합니다. 사람의 가치란 외모나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그것을 갈고 닦기 위해 노력한다면,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만 있는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엄마와 함께 읽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거미줄(장점)은 무엇일까?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